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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생각하는 민주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2013-02-06

도널드 노먼의 책, ‘이모셔널 디자인’의 표지를 장식했던 주시 살리프(Juicy Salif)를 기억하십니까?

이것이 바로 필립 스탁의 작품인데요. ‘Attractive things work better’, 즉 예쁜 것이 성능도 좋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juicy salif   이모셔널디자인

 Juicy Salif, Alessi, 1990 

주방 용기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탈리아 알레시(Alessi)의 감귤류 과즙기 ‘주시 살리프’(Juicy Salif)는 기발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제품입니다. ‘주시 살리프’를 처음 본 사람들은 대게 ‘저게 뭐하는 물건인가?’ 내지는 ‘장식품인가보다’라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지요. 그러나 디자인의 측면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주시 살리프는 ‘기발한 형태’를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어느 과즙기보다 ‘뛰어난 기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오렌지나 레몬을 반으로 잘라 위에 놓고 누르면서 돌려주면 과즙이 흘러내리며 밑의 뾰족한 꼭지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과즙기를 쓰고 난 후에는 물로 한번 씻어주면 되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리하기까지 합니다.

필립스탁은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한 레스토랑에서 오징어 요리 위에 레몬즙을 뿌리다가 주시 살리프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시 살리프는 마치 오징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 특이한 외형덕분에 주시 살리프를 이용하거나 혹은 보기만 해도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렇듯 ‘유머와 세련됨’ 그리고 기능성까지 갖추고 있는 주시 살리프의 매력적인 디자인은 “디자인은 대화다.”라고 말하는 필립스탁의 생각을 공감시키면서 세계인의 러브마크로 자리 잡았다고 하네요.

 

필립스탁

필립스탁 (Philippe Stark, 1949~ )

 

필립스탁은 1949년 프랑스 파리에서 항공기 엔지니어였던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요. 어린 시절, 그는 엔지니어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물건을 조립하고 해체하고 만드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독학으로 디자이너의 인생을 개척한 스탁은 20세 헬륨풍선을 이용해 공중에 떠다니는 램프를 고안해 주목받기 시작, 1976년 파리의 라 맹 블루(La Main Bleu) 나이트 클럽과 1978년 레 뱅 두슈(Les Bains Douches) 나이트 클럽 실내를 장식해주면서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flylamp

Flying Lamp 1972

이후 1982년 미테랑대통령 재임시 엘리제궁 안에 있는 개인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부각되었으며, 1984년에는 리챠드 3세란 암체어를 디자인하여 가구디자인에도 발을 들여놓았다고 합니다.

유명건물의 외관과 인테리어, 가구, 제품 디자인 등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스타일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는 독특한 선과 포스트모던적인 파격적 디자인으로 “스탁 라이프 스타일”이란 유행을 창조했는데요.

파리의 스탁 매니어들은 “스탁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 “스탁 의자”에 앉아 “스탁 수동 과즙기”로 만든 쥬스를 마시고, 주말 오후에는 루브르 박물관 광장의 카페 마를리에서 스탁의 실내 데코레이션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신후 저녁은 스탁이 실내 건축을 한 “르봉” 레스토랑에서 하고, 이어 친구들과 어울려 가는 디스코텍 역시 스탁의 아이디어로 장식된 “레 뱅 두슈”라고 할 정도였죠.

이같은 필립 스탁 열풍은 프랑스에서만 불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뉴욕과 마이애미,도쿄 등 대도시 초일류 호텔에서 그를 원했지요. 그의 손길이 닿으면 새로운 유행 명소로 부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제품 중 하나인 파리채, 닥터 스큐드(Dr. Skud, 1998)와 치즈 저장고 강판, 미스터 미우미우(Mr. Meumeu, 1993) 입니다.

비평가들은 위의 쥬시 살리프와 함께 이 제품들을 “일하기 싫어하는 예쁜 도구”라고 평가했다고 하지요. 왜 그런 평가를 받았을까요?

파리채 치즈저장고 강판

Dr. Skud. 1998                                                                Mister Meumeu, Alessi 1993

바로 유머러스하면서 심미적인 디자인 덕분에 제품의 활용보다는 장식장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지요. 비평가들의 시기 어린 비평도 있었지만, 그의 디자인은 다분히 사람과 환경을 고려하고 있음을 많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다리가 3개인 의자 탄생 비화를 살펴보죠.

3다리 의자

costes

 Cafe Costes, Paris France. 1984

“의자가 400개 들어가는 카페를 디자인 할 때였는데, 의자 다리를 하나씩만 줄여도 400개나 줄어든다. 그러면 좁은 공간에서 웨이터들이 음식을 나르다가 의자 다리에 부딪칠 가능성이 400번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다리 세 개짜리 의자를 만든 것이다”

 

그의 디자인은 “스타일”뿐만 아니라 철저한 “기능적 요구”와 그 중심에 있는 사람과 환경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그것은 필립스탁 자신이 말하는 디자인 철학에서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스타일이 아닌 기능(function)이야말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디자인의 핵심이자 비결이에요. 번드레한 겉모습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용하거나 머물 때 얼마나 편리할까, 혹은 어떻게 해야 이 물건을 사용하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의 원천입니다”

 

필립 스탁은 많은 상도 수상하였는데요. 1980년에 오스카 드 르미에르(Oscar de lumiere)상을 수상하였고 1985년에는 그 해 최우수 아트디렉터로 선정된바 있습니다. 그 밖에도 바르셀로나의 델타드플라타상(1986), 시카고의 플라티늄서클상(1987), 우수 산업물 창조자에게 수여하는 그랑프리(1988), 뉴욕의 호텔작품들에 대한 각종 평론가상(1988/ 1990), 하버드 디자인우수상(1997), 이태리의 콤파스도로(2001), 디자인 에트왈상(2002/ 2003)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의 작품 중 일부는 파리, 런던, 뉴욕의 여러 박물관의 장식 미술관에 채택되어 소장되었으며 프랑스, 일본, 미국 영국 등에서 작품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2003년에는 파리 Kenzo Maison 꼭대기층에, 바를 겸한 식당 Kong의 인테리어를 하였는데요.

이곳은 “한 게이샤가 유럽 여인의 럭셔리한 펜트 하우스에서 도쿄의 멋쟁이를 만나게 되고 이곳에서 세 사람은 하나가 된다”라는 컨셉으로 디자인 되었다고 합니다.

kong

Kong, Paris, France. 2003

 

식당 내부에 보이는 아래 의자의 원형은 오른쪽에 있는 2003년 Emeco사와 만든 의자라고 합니다.

투명의자       emeco

                                                                                              Meet Kong, Emeco. 2003

위의 투명의자의 기원을 살펴보면, 필립스탁이 1998년 Kartell사와 함께 싱글 카보네이트 몰드로 이루어진 세계 최초의 완전 투명 의자를 디자인 하였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PC)는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데, 특징은 무독성에 투명하고 강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으나 피로와 반복 충격에 약하고 알카리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서 의자 재료로는 애로사항이 있어, 보완해서 세계 최초로 의자에 적용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kartell

Le Marie, Kartell. 1998

Louis

 Louis Ghost, Kartell. 2000

위의 루이고스트 체어는 카르텔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의자로 전세계에서 연간 5만개가 판매되는 베스트 셀러라고 합니다.

victoria

Victoria Ghost, Kartell, 2005

 

2007년에는 몰드로 만든 폴리카보네이트 의자가 아닌 레이져 접합 방식의 의자인 Mr. Impossible을 디자인했습니다.

impossible

 Mr.Impossible, Kartell 2007

 

유머러스하고 에로틱하기도 한,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은 필립 스탁의 다양한 분야의 제품들을 감상해보겠습니다.

주방용품

필립스탁이 디자인한 주방용품과 더불어 그의 유머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주전자

Hot Bertaa, Alessi. 1990

치솔

 Toothbrush, Fluocaril. 1989

수도꼭지

Watertap, 2000

 

여과기

Max le Chinois, Alessi 1990

올림픽

Olympic Flame, 1992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성화 디자인 스탁의 섹슈얼리즘을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남근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스쿠터

Scooter Lama, Aprilia 1992

오토바이

Motor 6.5, Aprilia 1995

시계

Low Cost Watch, Seven Eleven 1998

아기가방

Weekend DiaperBag, TARGET 2002

조명1

ARA, Flos 1988

램프1

O’Kelvin, Alessi/OWO 1988

조명2

Superarchimoon, Flos 1999

아사히홀

Asahi Beer Hall, Tokyo, Japan 1990

아사히 비어홀은 도쿄의 명물이 된지 오래인 건축물로 온통 검은색이며 위로 갈수록 너비가 넓어지는 역사각형 모양입니다. 위에 올려진 소뿔모양의 거대한 황금색 조형물은 그의 디자인에서 종종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 조형물은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의 상징이며 불꽃은 밤에 검정의 대서양을 횡단하는 건물 위의 바람개비, 돛의 역할을 상징합니다.

홍콩페닌슐라호텔

Peninsula Restaurant, Hong-Kong,China 1994

홍콩 페닌슐라 호텔의 페리스 레스토랑에서는 스탁의 딸 아라와 약혼자 페트리샤, 그리고 그 밖의 얼굴들이 의자 등받이에 흑백으로 프린트 되어 실내는 이들 사람들로 가득 차 고객들로 하여금 호텔에 들어서면 환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였습니다. 매우 스마트하고 섹시하며 잘 꾸며져서 연인들은 더욱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하였고 어디가 위쪽이고 어디가 아래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상적으로 표현하는데 성공한 작품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하게 디자인 활동을 하던 필립 스탁이 2008년 독일의 주간지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었습니다.

“내가 디자인하는 것은 아무 쓸모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일에 자부심을 느끼거나 흥미를 갖지 못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매우 부끄럽다…”

“지금까지 내가 창작해온 모든 것들은 너무나 쓸모가 없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디자인 자체가 쓸모 없는 것이다. 유용한 일이란 우주 비행사나 생물학자 같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사물에 어떤 의미와 에너지를 부여하려 노력했지만 이 모든 것이 터무니없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인간에게 물질은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지능, 유머, 그리고 도덕뿐이다”

“나는 물질주의의 생산자였으며 그 사실이 부끄럽다. 2년 안에 분명히 디자인을 포기할 것이다”

 

그 후 별다른 작품을 선보이지 않아 정말 은퇴한 것이 아닌가 하던 우려를 갖게 했던 그가 2009년, 무선 스피커 디자인을 선보이며 다시 등장하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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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kmu, Parrot 2009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09에서 프랑스 Parrot 사와 함께 새로 디자인한 무선 스피커 ‘Zikmu’를 선보였습니다. 트랜드에 걸맞게 와이파이 기능에 블루투스 기능까지 갖춘 무선스피커로서 아이팟과 아이폰까지 완벽히 호환한다고 합니다.  이후 은퇴 발표가 무색하게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필립 스탁 디자인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종로타워입니다.  종로타워는 멕시코 출신 미국건축가 라파엘 비뇰리의 작품인데요.

종로타워

 종로타워

가운데를 뚫어 구름처럼 공중에 띄운 33층에 ‘탑 클라우드(Top Cloud)’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이곳을 인테리어 해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종로거리가 한눈에 보이는 야경도 인기지만, 눈여겨 볼곳은 다름아닌 화장실. 스탁의 제품들로 채워진 장소입니다. 커다란 세면대와 벽을 가득 채운 거울, 전망좋은 벽면에 놓인 소파 모두가 볼거리입니다.

topcloud

 탑클라우드 화장실

 

“나는 부자를 위해 2억달러짜리 요트도 디자인하지만, 가난한 사람도 살 수 있는 2달러짜리 우유병도 디자인한다. 돈이 많고 적음에 구애받지 않고, 그 제품을 사용할 사람에 대해 존경심과 사랑을 갖고 디자인 한다.”

 

그의 천재적인 디자인 감각은 상당히 파격적이고 대중적인 제품에도 품격을 부여하고, 거의 모든 분야를 디자인하는 폭넓은 영역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의 디자인 분야가 넓은 이유는 주위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을 등장시켜 이를 기능적이고 경제적인 것으로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는 필립 스탁 자신이 항상 말해 오던 인간에의 사랑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수 있는 요소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인간을 위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그의 디자인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앞으로도 그의  인간적이며, 유머러스하고 경제적인 디자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http://www.philippe-starck.com/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rtlife&logNo=50023293586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YWOw&articleno=9&_bloghome_menu=recenttext#ajax_history_home

http://www.design.co.kr/section/news_detail.html?info_id=44295&category=000000060003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uniestudio&logNo=10089241692&viewDate=&currentPage=1&listtype=0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ucidgreen&logNo=150004008334

  • 역쉬나 이 분도 여러방면에~~주시 살리프 사용해보고 싶네용~~ 탑클라우드 화장실! 스탁의 손길이로군요! ㅎ

  • 저 화장실 일본의 마루노우치에 있는 빌딩에 오래전부터 있었지요…. 이제 한국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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